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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볼거리(여수 금오도)

일상|2019. 10. 30. 19:05

한달전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이틀정도 시간이 되니 함께 놀러가자고 말이다. 서로 바빠서 자주 연락을 하거나 만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일년에 한번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번에도 그런차원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어디를 갈지 고민을 했는데 친구가 서울에 올라와봤자 남자 둘이 술먹는 일이 다인 것 같았다. 고민고민 끝에 이왕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니 만큼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친구의 취미인 낚시를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난 평소 낚시를 좋아하지도 않고 해본 적도 없었기에 친구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었던것 같은데 내가 먼저 제안을 하니 생각보다 기뻐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한달전 친구와 낚시 약속을 하고 드디어 대만의 주말이 찾아왔다. 이틀정도 시간을 보내야 했기에 금요일 근무계획은 조금 이른 시간으로 조정하고 오후 5시 퇴근에 맞춰 센트럴 시티로 향했다. 솔직히 친구에게 미안한 애기지만 막상 평상시 내 일상 범위를 벗어나 여수까지 내려가는 일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귀찮음과 편안한 휴식을 보낼 수 있는 주말을 버리게 됐다는 생각으로 여수를 향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서 여수까지는 4시간 장도가 소요된다. 본래 빠르게 내려 가기 위해 KTX를 탈 계획이였다. 부지런히 3주전 부터 예매를 위해 코레일에 들어갔지만 여수가 관광지여서 그런지 표들은 전부 매진이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내려가게되었다.

6:25분 차를 타고 여천에 도착하니 밤 10:50분이였다. 대략 4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됐는데 금요일이라 서울에서 차가 좀 막혔었는데 평상시 보다 20분정도 늦게 도착한 것으로 생각된다. 여천에 내리니 친구가 마중을 나왔고 야심차게 준비한 친구의 2박 3일의 일정이 드디어 시작됐다. 조금은 귀찮다는 마음을 가지고 말이다.

여수 낭만포차에 가다

2019.10.26


숙소에 짐을 놓고 칮아간 곳은 ‘낭만포차’라는 곳이였디. 친구는 평소 자주 가지않는 곳인데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나 그곳에서 술한잔을 하자고 했다. 대부분 서울에서 여수를 찾으면 오동도나 향일함등을 가는데 젊은 사람들이 여수를 찾으면서 바다를 보면 술을 먹는 ‘포차’가 유명해졌다고 한다. 게다가 10월 27일 저녁에는 거북선에서 쏘아 올린 불꽃 축제를
하는 날이였다. (어쩐지 KTX가 매진이더라니)

친구 말처럼 낭만포차에는 젊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다리밑에 일정 하게 늘어져있는 포차들에서는 여수 사람들이 아닌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경상도, 서울 등에서 여수를 찾은 사람들이 늦은 밤시간을 즐기며 술한잔 하는 곳 같았다. 막상 메뉴를 시켜보니 가격 대비 음식이 형편없었는데 친구말로는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뭐 음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였기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슬한잔을 기울였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친한 친구이기에 평소에도 자주 만났던 사람들처럼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금오도로 낚시를 하러 가다

2019.10.27


친구와 늦은 시간까지 술을 먹고 아침에 눈을 뜨지 마자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인 낚시를 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친구가 자주 갔던 섬인데 그곳에 가면 배에서 ‘상괭이(대한민국 토종 고래)’를 볼 수 있고 저녁에는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을거라며 나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다.

선착장에 가기전 캠핑을 하기 위한 물건을 하나씩 구입했고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 난뒤 선착장에 도착해 선박권을 구입했다. 금오도라는 섬을 처음 들어 봐서 작은 섬일 줄 알았는데 배에도 차를 가지고 타야 하는 곳이고 꽤 넓은 곳이라고 했다. 배를 타면 약 25분 정도 걸려 금오도에 도착할 수 있는데 가는 도중 친구가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 했던 ‘상괭이’를 보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운이 없는 나는 상괭이를 보지 못했다. 3번에 2번꼴은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난 그런 운은 정말 너무 없는 편이다. 비록 상괭이를 보지 못했지만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를 보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상괭이를 보지 못하느인타까운 마음을 위로 할 수 있었다.


막상 섬에 도착하니 친구말처럼 꽤 넓은 섬이였다. 그리고 내륙에서 바라보던 바닷물 색과 섬에서 보는 바닷물은 색상부터 차원이 달랐다. 마치 울등도에서 동해를 바라보는 것과 같이 깨끗하고 파란 바닷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 부터 이번 여행이 지루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경치를 즐기면서 낚시를 하기 위해 이곳저것을 돌아다녔는데 마땅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이날 바람이 많이 불어서 평상시 친구가 했던 낚시 포인트에서는 낚시를 하기 여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것 저곳을 돌아다니다 ‘동고지길’이라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좁은 산길을 뚫고 가야만 했다. 가는 길이 함해서였을까? 동고지길에서 바라보는 금오도의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이였다.


험한 동고지길을 뚫고 한적한 방파제에 짐을 풀었다. 우리 말고 몇팀이 이미 낚시를 즐기고 있었지만 우린 개의치 않고 우리자리를 맡고 본격적인 낚시 준비를 시작했다.

난생처음 낚시를 하다


평상시 낚시에 대한 내 생각은 부정적이였다. 시간을 잡아 먹고 비생산적인 취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에게 설명을 듣고 하나하나 따라 하다 보니 나름 시간이 빨리 가기도 했고 생각보다 가만히 죽치고 앉아 있어야 하는 취미는 분명 아니였다.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난 난생처음 낚시대를 잡고 친구를 흉내내며 따라하기에 급급했다. 이 때문에 친구는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낚시를 준비했고 드디어 대망의 낚시를 시작하게 되었다.

낚시대를 바닷물에 담근지 30분 정도 였을까? 친구가 갑자기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이름을 크게 부르길래 친구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친구가 갑오징어를 걷어 올리고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친구쪽으로 향했는데 가까이 가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였다. 왜냐하면 ‘애기’에 걸린 갑오징어를 때어내려고 할때 갑오징어가 먹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친구는 얼굴을 비롯해 손과 바지를 모두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주 큰 갑오징어를 낚았다는 기쁨에 즐거운 표정이였다. 친구가 잡아올림 갑오징어 때문에 나도 다시한번 집중하고 낚시를 시작하였다.

갑오징어를 정리하고 돌아온 친구는 다시 낚시대를 집어던졌고 10분정도 뒤에 또 다시 무언가를 낚아 올렸다. 이번에는 ‘문어’였다. 연속해서 낚아올리는 친구를 보며 나도 분발했지만 낚시줄이 땅을 끌고 오는 느낌만 느꼈을 뿐 수확물을 건져올리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꽤 즐거웠으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낚시를 즐겼기에 만족했다.

 

 

금오도에서의 캠핑과 음식


생각보다 낚시를 즐겁게 했더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가까워졌다. 동고지길은 이쁜 대신 길이 험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어 정리하고 차에 올랐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금오도에는 중국집이 하나 있는데 ‘방풍’으로 만든 면으로 짜장면과 짬뽕을 팔고 있었다.

둘다 짬뽕을 시켜 맛있게 먹었는데 둘다 걱정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다. 걱정은 ‘문어를 어떠게 손질할까?’였다. 친구는 낚시를 취미로 하긴 하지만 해산물을 즐겨 먹거나 손질한 경험이 없었다. 나 역시 먹을 줄만 알지 직접 해산물을 손으로 만져 본적이 없기에 낚아 올렸을 때의 기쁨이 마무리 될쯤 손질을 해야하는 문제가 걱정되었던 것이다.

천만다행인 것이 중국집 어머님께 이런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흔쾌히 문어를 손질해 주셨다. 작은 사례를 하려 말씀을 드렸지만 손사레를 치시며 맛있게 먹으라고 웃으며 우리를 배웅하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6시가 되어가자 섬은 암흑같이 깜깜해졌다. 이제 남은 일은 저녁 낚시를 할 곳을 찾는 일과 이번 여행의 또다른 추억이 될 캠핑 할 곳을 찾는 일이였다. 금오도에도 캠핑장이 있긴 하지만 우리둘다 뭔가 편리하게 갖춰진 곳의 캠핑 보다는 그야말로 아무곳이나 우리가 편히 이야기 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고자 했다.

어두워진 금오도를 돌아다니며 낚시할 곳을 찾았지만 바람 때문에 적당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친구말로는 낮에 한 낚시는 ‘루어낚시’였고 밤에 할 낚시는 ‘원투낚시’라서 바람이 많이 불면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금오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저녁낚시는 포기해야 했다. 어렵게 어렵게 한곳을 찾아 원투낚시대를 던져보았는데 바람으로 빨라진 물쌀에 낚시 바늘은 넣자마다 다 끊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친구가 나에게 손맛이라도 느끼게 해주고 싶어 무리를 하면서 돌아다녔는데 더이상은어려울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나는 낮에 충분히 낚시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고 친구에게 말한 뒤 고기와 집은 깁오징어, 문어를 먹으면서 속상함을달래자고 했다.

바람 때문에 캠핑을 하기도 어려웠지만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냐며 용기 있게 해변이 보이는 길 중반쯤에 텐트를 치고 숯불을 준비했다.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어 패딩점퍼를 입었는데도 추웠다. 그래도 슻불에 불을 붙이고 텐트를 치면서 몸을 좀 움직였더니 한결 나아졌다.


중국집 어머님이 손질해진 문어는 끓는 물에 5분정도 익혀 숙회로 준비했고 갑오징어는 뼈를 제거하고 회로 먹기 위해 준비를 했다. 둘다 익숙하지 않아 오래 걸렸지만 나름 준비하고 나니 뿌듯하고 즐거웠다. 내가 잡아 올린 것은 아니지만 낚시 여행을 통해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이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준비를 마치고 문어와 갑오징어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특히 문어 숙회는 질긴감이 하나도 없이 씹을 때마다 육즙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갑오징어 역시 몸통을 씹을때마다 특유의 식감과 단맛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런맛이 낚시를 다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낚시를 실패했을때를 대비해 마트에서 구입했던 소고기와 함께 음식을 즐겼는데 이 모든 음식과 친구와의 대화가 너무 즐겁고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 같다.

 

군 전역 후 첫 야외 취침


과거에는 텐트를 치며 밖에서 자는 것을 즐겼던 적이
있다. 헌데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편하고 깨끗한 곳을 찾는데 익숙해져 야외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바람이 몸을 휘청이게 하는 이곳에서 과연 잘 수 있을까?라고 걱정을 했었는데 하루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일들이 너무 즐거웠던지 텐트에서 야외 취침을 하는 것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고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편안하게 잠을 잤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떠 텐트 문을 열어 파도소리와 함께 파란 바다를 보며 또 한번 인생에 좋는 추억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가득 찼다.

 

여행의 마지막 식사


눈을 뜨자마다 양치를 하고 짐을 정리했다. 조금더 여유롭게 나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서울 올라가는 버스를 타려면 미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전날 큰 짐은 대략 정리를 해놓은 상태라 오래걸리지는

않았다. 짐을 차에 실고 선착장으로 가니 9시 10분이였고 우린 45분에 금오도를 출발해 다시 여수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에는 ‘상괭이’를 볼 수 있을까 하여 배 좌우를 계속해서 돌아다녔지만 결국 보지 못하고 아름다운 바닷물만 즐기며 여수에 도착했다.


여수에 도착해서 친구가 추천하는 현지인 맛집으로 향했는데 내가 운을 다 쫒아 버리는지 그냥 휴무도 아니고 가족들과 여행을 가신다는 이유로 문을 열지 않았다. 친구가 난감해 하길래 아무거나 먹자고 이야기를 했고 그런나를 어떻게해서든 만족시켜주고자 이것저곳을 고민하다 맛이나 보라며 한 식당으로 나를 안내했다.


이곳은 나진국밥이라는 곳인데 성시경이 추천하는
맛집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줄을 서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울, 경북 구미 등 이 곳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먼 곳에서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디. 나도 서 있는 사람들 때문에 기대를 하며 친구에게 물었는데 친구는 호불호가 갈린다며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나에게 말했고 식사를 해본 결과 정말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어떤 특색도 맛도 없어 왜 이것을 추천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직접 잡은 문어, 갑오징어와 호주산 등심, 갈비살이다. 돈을 주고 사먹음 음식들은 전부 별로였다. ㅎㅎ식사를 하고 친구와 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슬슬 올라갈 준비를 마쳤다. 친구놈은 이번여행에 신경을 많이 써서 무리를 해서 그런지 컨디션임 안좋았다. 그럴수 밖에 없게 내 몫의 캠핑 준비를 모두 혼자 준비하고 계획을 했으니 몸이 정상일 수 없었다. 그런 친구가 다시한번 고마웠다.

모든 계획을 마무리 하고 서울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남자끼리 이런말을 잘 하지 않지만 오랜만에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준 친구에게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고 역시나 친구는 그 애기를 듣자마자 욕으로 내 고마움에 답을 했다.

처음엔 편안한 내 일상을 즐길 수 없어 귀찮다고 생각했던 이번 여행이였지만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서 이번 여행을 정리하는 지금의 기분은 새로운 경험을 통한 즐거움과 오랜 친구와의 우정을 모두 느낄 수 있었던 인생에서 손가락에 뽑을 수 있는 여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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